미국과 중국이 본격적인 관세 감축 합의에 도달하며 글로벌 금융 시장이 열기에 휩싸였다. 양국 간 7년 넘게 지속된 무역 갈등의 해결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S&P 500 선물 지수가 전일 대비 3.1% 급등하는 등 주요 지수들이 동반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번 합의는 2024년 말 타협안을 기반으로 추가 협상을 거쳐 확정된 것으로, 전면적 관세 철폐보다는 전략적 분야 중심의 단계적 조정이라는 특징을 보인다. 시장은 이번 협상이 인플레이션 완화와 공급망 안정화로 이어질 것이란 낙관론을 내세우지만, 장기적 이행 과정에서의 변수에 대한 경계심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2025년 합의의 핵심: 전략적 분야 중심의 관세 조정
2025년 미중 관세 합의는 양국의 패권 경쟁 속에서도 실용주의적 접근을 반영했다. 주요 내용은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로봇공학 제품에 부과된 25% 관세를 2026년까지 단계적으로 10%로 인하 ▲중국이 미국산 농업기계, 의료용 소재, 항공우주 부품에 대한 관세를 3년 내 전면 철폐 ▲AI 및 양자기술 분야 협력을 위한 공동 연구 기구 설립 등이다. 특히 기후 기술 분야에서의 관세 협상이 진전을 보였는데, 중국은 미국산 태양광 패널 부품 관세를 15%에서 5%로 낮추기로 합의했고, 미국은 중국산 리튬 이온 배터리 관세를 7.5% 삭감하기로 했다.
이번 협상은 기술 패권을 둘러싼 양국의 경쟁이 계속되는 가운데, 경제적 실익을 우선시한 타협이라는 평가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 목표(2030년 70%)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입 의존도를 줄이려는 전략을 유지하지만, 단기적으로는 관세 감축을 통해 생산 비용을 절감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미국 역시 친환경 차량 보급 확대 정책에 맞춰 중국산 배터리 수급 안정화를 도모하는 양면적 접근을 보였다.
시장 반응: 테크·친환경 주도 상승세
합의 발표 직후 S&P 500 선물은 3,1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갱신했고, 나스닥 100 선물도 2.8% 상승했다. 테슬라는 중국 현지 생산 확대 기대감에 5.2% 급등했으며, 반도체 업체인 AMD와 엔비디아는 각각 4.1%, 4.7% 오르며 상승을 주도했다. 중국 증시도 강세를 보였는데, 전기차 업체 BYD와 배터리 기업 CATL이 7% 이상 뛰었고, 항공우주 부문에서도 COMAC(중국상용항공)이 9%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으로 확대된 낙관론은 유럽과 아시아 주요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독일 DAX 지수는 2.1%, 일본 니케이 225는 1.9% 각각 상승했으며, 한국 코스피도 2.3% 오르며 2,900선을 회복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리튬과 구리 가격이 각각 4.5%, 3.2% 상승했고, 국제유가도 수요 증가 전망에 브렌트유가 배럴당 3% 넘게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경제적 기대효과와 숨은 걸림돌
이번 합의로 2026년까지 약 2,000억 달러 규모의 무역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된다. IMF는 이를 반영해 2025년 글로벌 성장률 전망치를 3.2%에서 3.5%로 상향 조정했으며, 특히 신흥국이 1.2%p 추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경우 연간 0.8%p의 인플레이션 감소 효과가 예상되며, 중국도 수출 증가로 연 1조 위안(약 1,380억 달러)의 경제 효과를 얻을 전망이다.
그러나 장밋빛 전망만은 아니다. 첫째, 미국 내 정치적 리스크가 상존한다. 2024년 대선에서 공화당이 승리할 경우 합의 이행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며, 일부 의원들은 "중국에 대한 기술 유출 위험성"을 이유로 협정 비준을 반대하고 있다. 둘째, 중국의 내수 부진과 부동산 시장 위기가 지속되면서 미국 기업들의 수출 확대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P모건은 "중국 소비 회복이 더뎌질 경우 관세 감축 효과의 30% 가량이 무력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셋째, 대만 문제와 남중국해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이 재발할 경우 무역 협정이 정치적 도구로 활용될 우려도 있다.
미래를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
당장의 시장 낙관론은 2025년 하반기 실적 개선 여부에 달려 있다. 애널리스트들은 2분기 실적 시즌에 중국 시장 수요 증가 효과가 반영될지 주목할 계획이다. 특히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 회복, 테슬라의 중국 내 점유율 확대, 인텔의 AI 반도체 공급 증가 등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동시에 글로벌 공급망 재편 속도도 중요한 변수다. 관세 감축으로 일부 기업들이 중국 재진출을 모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동남아와 인도 등에서의 생산 기지 이전 추이가 주목받는다. 결국 이번 합의가 단순히 관세 장벽을 낮추는 것을 넘어, 다극화 시대의 새로운 무역 질서를 구축하는 초석이 될지 여부가 향후 평가를 좌우할 것이다. 시장은 낙관과 회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며, 합의의 구체적 실행력과 지속 가능성을 면밀히 지켜볼 예정이다.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지휘자 정명훈 동양인 최초 라스칼라 음악 감독 임명 (1) | 2025.05.14 |
---|---|
카타르 왕실 트럼프 대통령에게 초호화 항공기 선물 (1) | 2025.05.13 |
인도 파키스탄 극적으로 휴전 합의 (4) | 2025.05.12 |
새롭게 선출된 제267대 교황 레오 14세 (2) | 2025.05.11 |
미국 영국과 무역 협정 체결 그 배경에 대하여 (0) | 2025.05.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