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 중국에 항공기 500대 대형 계약 임박

 

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중국과 대규모 항공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항공 산업과 증시 전반에 파급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업계와 외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 항공사들이 향후 10년간 늘어나는 항공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보잉과 약 500대 규모의 여객기 구매 계약을 추진 중이며 계약 규모는 수백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를 겪었던 보잉의 입지를 회복시키고 글로벌 시장에서 에어버스와의 경쟁 구도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항공 시장 중 하나로 꼽힌다. 특히 경제 성장과 중산층 확대에 따라 국내선과 국제선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중국 민항국은 향후 20년간 자국 항공기 수요가 8000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으며 이번 계약 역시 이러한 중장기 수요를 반영한 것이다. 보잉은 이미 중국 시장에서 약 20퍼센트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으나 최근 몇 년간 미중 갈등과 안전성 논란으로 인해 주문이 크게 줄어든 상황이었다. 따라서 이번 계약 성사 여부는 단순한 판매 계약을 넘어 보잉이 다시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이번 계약에 포함될 항공기 기종으로는 보잉 737 맥스 시리즈와 787 드림라이너 등이 거론되고 있다. 특히 단거리와 중거리 노선 운영에 적합한 737 맥스는 중국 항공사들의 운항 효율성을 높이고 연료비 절감을 가능하게 해준다. 787 드림라이너는 국제 장거리 노선 확대를 원하는 중국 항공사들에게 적합한 기종으로 꼽힌다. 다만 보잉 737 맥스는 과거 두 차례 대형 사고로 전 세계적으로 운항이 중단된 적이 있어 중국 당국의 안전성 검증이 매우 까다로울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중국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늦게 737 맥스의 운항 재개를 허용했으며 이번 대규모 계약에서도 안전성 확보가 핵심 조건이 될 전망이다.

정치적 변수도 무시할 수 없다. 미중 관계는 무역 갈등과 안보 문제로 긴장이 이어지고 있지만 항공기 계약은 양국 경제 협력의 상징적 사례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은 자국 항공사들이 급증하는 여객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안정적 공급망이 필요하고 미국은 자국 제조업 일자리와 수출 증대를 위해 보잉의 해외 계약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번 계약은 경제적 필요와 정치적 이해관계가 맞물리며 성사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 반응도 긍정적이다. 보잉 주가는 계약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으며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이번 계약이 체결될 경우 보잉의 연간 매출과 이익 구조가 크게 개선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한 공급망 전반에도 긍정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항공기 부품과 엔진, 전자 장비를 납품하는 글로벌 협력업체들의 수주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미국 내 항공 산업 일자리 확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은 자국 항공기 제조사인 코맥을 중심으로 C919와 같은 중형 여객기 개발을 가속화하고 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외국 기업 의존도를 줄이려 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보잉 계약이 단기적으로는 대규모 수요를 충족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독자 노선 확대 전략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 또 에어버스와의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에어버스는 중국 내 조립 공장을 확장하며 현지화를 강화하고 있고 이미 중국 항공사들과 대규모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따라서 보잉이 이번 계약을 성공적으로 체결한다 해도 이후 경쟁 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안정성 강화가 필수적이다.

종합적으로 볼 때 보잉의 중국 500대 규모 항공기 계약은 단순한 판매를 넘어 글로벌 항공 시장의 판도를 바꾸는 중대한 사건이 될 수 있다. 이는 보잉에게는 침체된 실적을 회복할 기회이자, 중국에게는 늘어나는 항공 수요를 안정적으로 충족할 수 있는 방안이다. 또한 미중 양국 모두에게 경제적 이익을 안겨주는 동시에 정치적 신호로도 작용할 수 있다. 앞으로 최종 계약이 성사될지, 구체적인 기종과 공급 일정이 어떻게 확정될지에 따라 국제 항공업계의 시선이 집중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