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과 정치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무디스는 2025년 5월, 미국의 장기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최고등급인 Aaa에서 한 단계 낮은 Aa1로 조정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 같은 평가는 미국 정부의 재정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과 정치적 불확실성, 그리고 향후 재정적자 확대 가능성 등을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무디스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미국의 국가부채가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이자 부담 역시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또한 연방정부의 예산 협상 과정에서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정치적 갈등은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도를 훼손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미국 의회의 부채한도 협상이 정치적 공방으로 번지며 셧다운 위기가 반복된 점은 국제 신용평가기관이 미국의 거버넌스 역량에 의문을 제기하게 된 주요 배경이 되었다.
이번 무디스의 결정은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로서 상징적 의미가 크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이미 2011년에 미국의 신용등급을 한 차례 하향 조정한 바 있으며, 피치는 2023년에 유사한 결정을 내렸다. 무디스만이 미국의 최고등급을 유지하고 있었으나 이번에 결국 기존 입장을 수정하며 전체 평가기관의 공통된 우려가 반영된 셈이 되었다.
이번 신용등급 하향은 단기적으로 미국 국채 시장에 부담을 줄 가능성이 크다. 미국 국채는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으로 간주하는 대표적인 채권이지만, 등급 하향으로 인해 일부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들이 보유 기준을 재검토할 수 있다. 또한 장기금리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경우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 증가와 소비 위축 등 실물경제에도 파급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무디스의 평가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미국 경제는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회복력 있고 신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고 반박했다.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는 현재 미국의 고용시장과 내수 소비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으며, 장기적인 부채 비율 역시 향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의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재정개혁과 예산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데에는 일부 동의하는 입장을 보였다.
시장에서는 무디스의 이번 조치가 단기적인 충격을 야기할 수 있으나, 이미 다른 평가기관들이 유사한 평가를 내린 바 있어 중장기적으로는 제한적인 영향에 그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로 발표 직후 뉴욕증시는 장 초반 하락세를 보였지만, 이후 일부 회복세를 보이며 투자자들이 지나친 공포심에 빠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미국의 경제 규모와 통화발행권,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 등을 고려한 평가로 해석된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정부가 재정 정책에 있어 보다 신중하고 구조적인 개혁에 나서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한다. 단기적인 부양책보다는 중장기적인 재정건전성 확보, 즉 세입 기반 확대와 지출 효율화가 핵심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고령화로 인한 복지지출 확대, 국방예산 증가 등 구조적인 재정 압박 요인을 고려할 때, 지금과 같은 재정 적자 기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은 단순한 평가 조정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이는 미국 정부의 재정 운용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가 약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이며, 향후 금융시장과 정책 결정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다시금 재정에 대한 확고한 신뢰를 회복하려면 정치적 합의와 제도적 개혁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시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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