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헐적 단식이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 135%

 

최근 미국심장학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을 장기간 지속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심혈관 질환으로 사망할 확률이 약 135퍼센트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연구는 약 10만 명 이상의 성인을 대상으로 식습관과 사망 원인을 장기간 추적 관찰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로, 간헐적 단식이 단순한 체중 감량법을 넘어 건강 전반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평가한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연구진은 하루 식사 시간을 제한하는 형태의 단식, 즉 16대8 혹은 18대6 방식 등으로 음식을 섭취하는 습관을 가진 사람들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 체중 감량이나 혈당 조절에 도움이 되는 측면은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심장 및 혈관계 질환의 위험이 뚜렷하게 증가하는 경향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특히 간헐적 단식을 1년 이상 지속한 사람들 중 상당수가 심근경색, 협심증, 부정맥 등 주요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았으며, 사망률 또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그 원인으로 장시간 공복 상태가 인체의 대사 균형을 무너뜨리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일정 시간 이상 음식 섭취가 제한되면 인슐린 분비가 급격히 줄고, 간에서 포도당 생산이 증가하며, 체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상승하게 된다. 이로 인해 혈압과 심박수가 불안정해지고 혈관 내 염증 반응이 촉진될 수 있다. 또한 공복 시간이 길어질수록 지방산의 산화가 과도하게 일어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오르는 경향도 나타난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장기적으로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고 질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노년층이나 기존에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등 기저 질환을 가진 사람들은 간헐적 단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이들은 이미 대사 기능이 불안정한 상태이기 때문에 일정한 식사 패턴이 깨질 경우 혈당과 혈압의 급격한 변동이 나타나 심근경색이나 뇌졸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실제로 연구 참여자 중 60세 이상 고위험군에서는 간헐적 단식을 한 경우 심혈관 질환 사망률이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물론 간헐적 단식이 무조건 해롭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일부 연구에서는 적절한 단식이 인슐린 저항성을 낮추고 체중을 줄여 심혈관계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결과도 보고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연구의 핵심은 단식의 강도와 기간, 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그 효과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이다. 즉 체중 감량을 위해 단기간 시도하는 것은 비교적 안전할 수 있지만, 장기간 무리하게 지속할 경우 심장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건강을 위한 식습관은 극단적인 단식보다 균형 잡힌 영양 섭취와 규칙적인 생활 습관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하루 세 끼를 일정한 시간에 나누어 섭취하고, 포화지방과 나트륨을 줄이는 대신 채소와 통곡물, 단백질을 균형 있게 포함하는 식단이 장기적인 건강 유지에 더 효과적이라는 조언이 나온다. 또한 체중 조절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단식보다는 꾸준한 운동과 식사량 조절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간헐적 단식이 일시적인 유행이나 다이어트 수단으로 인식되어 온 사회적 분위기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다. 단식의 단기적 효과만 강조되던 기존 시각에서 벗어나, 심혈관계에 미칠 장기적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된 셈이다. 연구진은 앞으로도 다양한 연령과 인종, 생활 습관을 가진 집단을 대상으로 후속 조사를 이어갈 예정이며, 간헐적 단식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규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결국 이번 결과는 간헐적 단식이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건강법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 개인의 체질과 질병 이력, 생활 패턴에 맞지 않게 무리한 단식을 지속할 경우 오히려 심혈관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으며, 이는 단순한 체중 문제를 넘어 생명과 직결되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단식은 반드시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하며, 건강의 기본은 꾸준한 운동과 균형 잡힌 식생활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