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가격 사상 최고치 경신, 투자 거래량도 역대 최고치

 

제 금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금 현물 가격은 온스당 2,550달러를 돌파하며 기존의 역대 최고가였던 2024년 12월의 2,450달러를 넘어섰고, 선물 시장과 ETF를 포함한 투자 거래량 역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금이 전통적인 안전자산으로 재조명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과 중앙은행들의 정책 변화, 그리고 지정학적 긴장이 결합되어 금 투자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이번 금 가격 상승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 불안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정책 불확실성이다. 최근 미국 연준은 금리 인하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며 시장의 기대를 누그러뜨렸고, 이에 따라 달러 가치가 일시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보이자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연준의 통화정책 회의록에서는 물가 상승 압력이 여전히 완화되지 않았다는 우려가 강조되었고, 이는 금이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다시금 주목받게 만든 배경이다.

또한 중국, 인도, 러시아 등 주요 신흥국 중앙은행들의 금 매입 확대가 가격 상승을 견인했다. 세계금협회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동안 전 세계 중앙은행들은 총 650톤 이상의 금을 매입했으며, 이는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수치다. 특히 중국 인민은행은 외환보유고의 다변화를 위해 미국 국채 비중을 줄이는 대신 금 보유량을 5퍼센트 이상 늘렸고, 러시아는 서방의 금융제재를 우회하는 수단으로 금 비축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중앙은행 주도의 수요는 단기적인 투자 수요와는 달리 장기적 상승 압력을 강화하는 구조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ETF 투자도 사상 최대 규모로 확대됐다. 미국의 대표적인 금 ETF인 SPDR Gold Shares는 6월에만 약 15조 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었고, 이는 코로나19 이후 최대 유입 기록이다. 개인 투자자뿐 아니라 기관투자자들도 채권 수익률 하락과 주식시장 변동성 확대에 따라 포트폴리오 다변화의 일환으로 금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여기에 따라 금 관련 금융 파생상품 거래량도 전년 대비 35퍼센트 이상 증가했다.

한편 지정학적 요인도 금 가격 상승을 자극하고 있다. 유럽과 중동, 아시아 지역에서 연쇄적인 갈등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된 것이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대만 해협을 둘러싼 미중 간 군사적 긴장, 그리고 이란과 이스라엘 간의 무력 충돌 가능성 등은 글로벌 시장에 불확실성을 더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금은 실물 자산으로서의 신뢰성과 유동성, 국제 수용성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대안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 가격 상승은 관련 산업에도 파급 효과를 주고 있다. 금광 채굴 기업들은 수익성이 급격히 개선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새로운 광산 개발에 착수하고 있다. 동시에 귀금속 수요도 상승하고 있으나, 소비자 시장에서는 고가 부담으로 인해 일부 수요 둔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면 산업용 금 수요는 전자 및 의료 분야의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으로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급등한 금 가격에 따른 조정 가능성도 경고하고 있다. 지나치게 빠른 상승은 단기 차익 실현 욕구를 자극할 수 있으며, 향후 미국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경우 달러 약세가 완화되고 이에 따라 금 가격이 일정 부분 되돌림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중앙은행 수요, 지정학 리스크, 글로벌 경제 구조적 불안정성 등으로 인해 금값의 강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결론적으로 금은 2025년 들어 전통적인 안전자산을 넘어 전략적 투자 자산으로서의 입지를 다시금 확고히 하고 있다. 투자 거래량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장 유동성도 뒷받침되고 있으며, 실물 자산 회귀 현상이 금융 시장 전반에 확산되고 있는 모습이다. 금의 지속적인 상승세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정책 불안, 그리고 투자 심리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앞으로도 그 흐름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중요한 관심사로 남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