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금융시장은 미중 간 관세 불확실성이 일시적으로 완화된 조짐을 보이면서 증시 선물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오랜 시간 이어져온 미중 무역 긴장과 관세 공방은 글로벌 투자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왔지만, 최근 들어 양국 간 대화의 물꼬가 트이면서 시장은 일정 수준의 안도감을 얻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주와 수출주를 중심으로 선물지수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며, 이번 주 정규장 개장을 앞두고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백악관 고위 당국자의 발언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은 상호 부과하고 있는 일부 품목의 관세에 대해 재협상에 나설 의향이 있으며, 특히 반도체와 자동차, 배터리, 희토류 등 첨단 산업 중심의 관세 조정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해졌다. 이는 양국 간의 전략적 경쟁이 여전히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실익을 고려한 실무 협상 가능성이 높아졌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 같은 소식은 뉴욕증시 선물지수의 상승으로 직결됐다.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3퍼센트, S&P500 선물은 0.4퍼센트, 나스닥 선물은 0.5퍼센트 상승하면서 미중 갈등 완화 기대감을 반영했다.
시장에서는 특히 반도체 및 전기차 관련 종목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까지 미국은 중국산 배터리와 희토류, 일부 반도체 장비에 대해 높은 관세를 부과해왔으며, 중국 역시 이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국산 첨단 기술 제품 수입을 제한해왔다. 하지만 이번 협상이 실제로 진전을 이룰 경우, 관련 기업의 원가 부담이 완화되고 공급망 안정성 회복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테슬라, 인텔, AMD, 퀄컴 등 주요 기술기업들은 중국 시장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 관세 조정은 이들 기업의 실적 전망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또한 시장은 미국의 통화정책과 맞물린 경기 흐름에도 주목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신뢰지수와 내구재 주문은 예상치를 상회하며 미국 경제의 견고함을 보여줬지만,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도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완화된다면 공급망 긴장이 완화되고 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수 있어, 연준이 보다 유연한 통화정책을 펼칠 여지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외환시장 역시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날 달러화는 위안화 대비 소폭 하락하며 투자자들이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안화 강세는 중국 수출 기업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으며, 이는 다시 미국의 소비재 가격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원자재 시장에서는 원유와 구리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미중 협상 진전이 글로벌 제조업 회복을 자극할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산업 수요 확대 가능성이 반영된 결과다.
한편 투자자들은 미중 간 무역 협상의 실질적 진전에 대해서는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과거 수차례에 걸친 협상 실패와 돌발적 정책 변화로 인해 시장은 이번에도 기대와 경계 사이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특히 미국 내 정치 상황, 대선을 앞둔 정당 간 대립, 중국 내부의 경기 둔화 문제 등 복잡한 변수가 얽혀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전면적인 관세 철회나 무역 정상화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일단 현재의 분위기는 긍정적이다. 월가의 주요 투자은행들은 이번 미중 협상을 계기로 연말까지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업종에 대한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띨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반도체 ETF와 관련된 파생상품에 대한 거래량이 증가하고 있으며, 헤지펀드와 연기금 등 기관 투자자들도 기술주 비중 확대에 나서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결론적으로 미중 간 관세 불확실성 완화 조짐은 글로벌 투자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는 증시 선물 상승이라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아직은 불확실성이 상존하지만, 주요 지표와 발언들이 협상 진전을 암시하고 있는 만큼 향후 며칠간 발표되는 구체적 협상 일정과 내용이 시장의 추가 상승 여부를 결정지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다시금 무역과 외교, 정책 변화라는 다층적 퍼즐 속에서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