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미국 뉴욕이 137년 만에 가장 높은 6월 기온을 기록하면서 기후변화에 대한 우려가 다시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뉴욕시 기상청에 따르면 6월 중순 맨해튼 중심부의 기온이 섭씨 41.2도, 화씨 기준으로는 약 106도까지 치솟으며 1888년 이후 가장 뜨거운 6월 날씨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적으로 한여름인 7월 말에서나 가능하던 수준의 폭염으로, 미국 동부 전역에 고온 주의보가 내려지며 주민들과 관광객들의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다.
뉴욕시는 이번 기록적 폭염을 ‘기후 비상사태 수준’으로 규정하며 즉각적인 대응에 나섰다. 시 당국은 공공 냉방 센터를 대폭 확대 운영하고, 지하철역과 주요 공공건물에 임시 냉방시설을 설치해 시민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동시에 노숙인과 노약자, 어린이 등 폭염 취약 계층에 대한 특별 보호 조치를 시행하며 응급의료 서비스도 강화했다. 실제로 며칠 간의 폭염 기간 동안 열사병과 열탈진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평상시보다 세 배 이상 급증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염이 단순한 이상기온이 아닌, 북미 대륙을 덮친 정체된 고기압과 아열대 기류, 그리고 지구 평균 기온 상승의 복합적 결과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북극권의 기온 상승이 가속화되면서 제트기류가 약화되고, 이로 인해 특정 지역의 고온 현상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열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뉴욕의 폭염 역시 이러한 대기 패턴 변화 속에서 기후변화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번 고온 기록은 단지 기온 수치뿐만 아니라, 도시 전체의 인프라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뉴욕시 전역에서는 전력 사용량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일부 지역에서 정전 사태가 발생했고, 에어컨 과부하로 인한 화재 사고도 다수 보고되었다. 특히 고층건물 밀집지역인 맨해튼에서는 냉방설비 가동에 따른 대규모 전력 소모로 인해 변압기 과열 및 송전 계통 이상이 발생해 일부 사무실과 주거지에서는 수 시간 동안 전기가 끊기기도 했다. 이는 뉴욕시의 전력 인프라가 급변하는 기후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드러낸 계기로 작용했다.
경제적 피해도 만만치 않다. 도시 내 외부 활동이 제한되면서 레저, 관광, 식음료 산업이 직격탄을 맞았다. 야외 공연, 스포츠 경기, 거리 축제 등 각종 행사가 취소되거나 축소되었으며, 일부 학교는 안전을 이유로 조기 방학을 결정하기도 했다. 관광업계는 더위로 인해 방문객 수가 예년보다 20퍼센트 가까이 감소했다고 발표했으며, 이에 따라 관련 산업 종사자들의 임시 해고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과 시민사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기후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응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시는 이미 ‘그린 뉴딜’ 정책을 통해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40퍼센트 줄이겠다는 목표를 세운 바 있지만, 이번 폭염은 이와 같은 계획이 현실적인 기후 위기 대응에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환경단체는 기후적응 정책뿐만 아니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도시 교통 시스템 전면 재설계, 에너지 효율 강화, 도심 녹지 확충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도 이번 뉴욕 폭염을 포함한 미 전역의 이상기후 사례를 근거로 새로운 기후법안 통과를 추진할 가능성이 커졌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미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환과 기후 인프라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으나, 공화당의 반대로 일부 정책은 지연된 상태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후변화 대응보다는 에너지 독립과 산업 활성화를 강조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향후 대선 결과에 따라 미국의 기후 정책 기조도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뉴욕 시민들은 이번 폭염을 몸소 체감하며 기후변화가 더 이상 먼 미래의 문제가 아니라는 현실을 절감하고 있다. 특히 젊은 층과 학계,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보다 근본적인 기후 위기 대응 요구가 확대되고 있으며, 교육계에서도 기후위기를 정규 교과 과정에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결론적으로, 137년 만에 기록된 뉴욕의 6월 최고 기온은 단순한 이상기후가 아닌 기후위기 시대의 경고 신호다. 도시 인프라와 사회 시스템, 경제구조가 기후변화에 얼마나 취약한지를 여실히 보여준 이번 사태를 통해, 뉴욕뿐 아니라 전 세계 대도시들은 기후 대응 전략을 근본부터 재설계해야 할 시점에 직면해 있다. 기후위기 대응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로, 이번 폭염은 그 절박함을 분명히 드러낸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