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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미국 사진 기업 코닥 130년 역사 지켰으나 사라질 위기

by Zihouse 2025.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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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전통적인 사진 필름 기업 코닥이 130년이 넘는 역사를 지켜왔지만 최근 급격한 경영 악화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코닥은 1888년 조지 이스트먼이 창립한 이후 필름과 카메라 산업을 사실상 개척하며 전 세계 사진 문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한때 전 세계 필름 시장 점유율 70퍼센트를 차지하며 업계 절대 강자로 군림했지만 디지털 혁명과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핵심 사업이 급격히 쇠퇴했다.

코닥은 20세기 대부분의 기간 동안 카메라 대중화를 이끈 선구자였다.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박스형 카메라와 필름 현상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은 사진을 대중의 일상으로 끌어내렸고 이는 기업의 폭발적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 1970년대와 80년대에는 올림픽과 같은 세계적인 스포츠 행사 공식 후원사로 나서며 브랜드 가치를 높였고 필름 품질과 색감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1990년대 후반부터 디지털 카메라의 등장이 기존 필름 시장을 잠식하기 시작했고 코닥은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하지 못했다. 흥미롭게도 디지털 카메라 핵심 기술을 최초로 개발한 기업 중 하나가 코닥이었지만 당시 경영진은 기존 필름 사업 수익성을 해칠 것을 우려해 기술 상용화를 지연시켰다. 그 결과 경쟁사와 새로운 IT 기업들이 시장을 선점했고 코닥은 뒤늦게 디지털 전환에 나섰지만 이미 소비자 패턴은 스마트폰 중심으로 급변한 뒤였다.

2012년 코닥은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며 상징적인 몰락을 겪었다. 이후 프린터와 상업 인쇄, 산업용 필름, 특수 화학 분야로 사업을 재편해 재기에 나섰다. 한때 제약 원료와 배터리 소재 사업 등 다양한 신사업에도 도전했지만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마련하지 못했다. 특히 사진 인화와 관련된 소비자 시장은 온라인 기반 업체들과 저가형 서비스에 밀려 매출이 줄었고 산업 필름 부문 역시 글로벌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었다.

최근 공개된 재무 자료에 따르면 코닥의 매출은 수년째 정체 상태이며 순손실 규모가 커지고 있다. 미국 내 일부 공장은 가동률 저하로 인한 인력 감축에 들어갔고 해외 시장에서도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닥이 보유한 특허 자산과 브랜드 가치가 여전히 잠재력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기존 사업 구조를 유지한다면 장기적으로 생존이 어렵다고 지적한다.

코닥 경영진은 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처리 기술과 의료 영상 장비, 환경 친화적 인쇄 솔루션 등 미래 산업으로의 확장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이 전략이 너무 늦은 대응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때 전 세계인에게 사진의 즐거움을 선사했던 기업이 기술 변화와 소비자 트렌드 변화를 따라잡지 못해 역사 속으로 사라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코닥의 상황은 기술 혁신 시대에서 시장 흐름을 읽고 적기에 변화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130년 동안 사진과 함께 성장했던 이 상징적인 기업이 앞으로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세계 산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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