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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MZ 사로잡은 중국 인형 라부부 2만원이 16만원에 팔린다

by Zihouse 2025. 8.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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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의 MZ세대 사이에서 중국산 인형 브랜드 ‘라부부(LABUBU)’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확산되며 문화 현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한 개당 정가가 2만원대에 불과한 이 작은 피규어 인형이 리셀 시장에서는 8배 이상 가격이 뛴 16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희귀 시리즈는 수십만원에 달하는 고가로 팔리기도 한다. 단순한 장난감이 아니라 하나의 수집 아이템이자 자기 표현의 도구로 자리 잡은 라부부는 어떻게 한국 MZ세대를 사로잡았을까.

라부부는 중국 완구 회사인 ‘팝 마트(POP MART)’가 제작한 인기 캐릭터 시리즈 중 하나로, 귀엽고 괴상한 생김새의 작은 인형이다. 작은 몸집에 뾰족한 이빨과 큰 눈, 그리고 다양한 코스튬을 입은 라부부 시리즈는 블라인드 박스 형태로 판매되는데, 어떤 디자인이 들어 있을지 모르는 랜덤 방식이 소비자들의 호기심과 구매욕을 자극하고 있다. 바로 이 점이 라부부 열풍의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작용한다.

특히 한국의 20대와 30대, 즉 MZ세대는 남들과 다른 취향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희소성 있는 물건을 수집하거나 전시하는 데 열정을 쏟는다. 라부부는 이런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아이템이다. 각각의 인형이 소량 생산되고 시리즈별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정판은 오직 오프라인 매장에서만 판매되거나 해외 직구로만 구할 수 있다. 이로 인해 수집가들 사이에서는 중복 없이 시리즈를 완성하는 것이 하나의 성취로 여겨지며, 소셜미디어에는 ‘라부부 인증샷’이나 ‘언박싱 영상’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팝 마트는 캐릭터 디자인에 있어 트렌드를 민감하게 반영하고 있다. 동물복장, 고전동화, 우주복, 테크웨어 등 다양한 주제를 반영한 라부부 시리즈는 마치 패션 아이템처럼 시즌별로 변주되어 발매된다. 그 결과 라부부는 단순한 피규어를 넘어서 하나의 콘텐츠로 소비되며, 캐릭터에 감정을 이입하거나 세계관을 설정해 소장하는 이들도 생겨났다. 한정판 제품은 발매 당일 수 분 만에 품절되며,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는 정가의 3배에서 8배에 달하는 가격으로 거래된다.

이처럼 라부부 인형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팝 마트의 전략적 마케팅과 ‘취향 저격’ 디자인 외에도, 팬덤 중심의 커뮤니티 형성도 큰 몫을 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2023년부터 본격적으로 팝 마트 매장이 서울 주요 백화점과 쇼핑몰에 입점하면서 인지도를 넓혀갔다. 팝 마트는 단순히 상품만 진열하는 것이 아니라, 매장 내에 ‘피규어 뽑기존’과 ‘디스플레이 존’을 마련해 팬들이 소통하고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체험 중심의 유통 방식은 ‘나만의 라부부’를 자랑하고 싶은 소비자들의 욕구를 자극하며, 자연스럽게 콘텐츠로 소비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MZ세대에게 라부부는 단순한 완구가 아니라 자신의 정체성과 취향을 드러낼 수 있는 상징이다. 이는 고가의 명품이나 한정판 운동화에 열광하는 소비 트렌드와 유사한 구조를 갖고 있다. 이들은 라부부를 전시 선반에 놓고 일상을 꾸미거나, 시리즈별로 나열하며 디지털 공간에서의 자기 과시 도구로 활용한다. 특히 블라인드 박스를 여러 개 구매해 원하는 캐릭터를 얻기까지의 ‘도전’은 일종의 게임 요소처럼 작용하며, 수집 그 자체가 하나의 엔터테인먼트가 되었다.

그러나 과열 양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일부에서는 리셀 시장의 가격이 지나치게 상승하면서 ‘라부부 투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사용 목적보다는 고가 판매를 목적으로 대량 구매하는 이들이 등장하면서 순수한 수집의 즐거움이 퇴색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한정판 라부부 인형은 발매 직후 리셀 사이트에 대거 등장하고 있으며, 정가보다 수배 높은 가격으로도 매진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라부부 열풍은 쉽게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MZ세대가 어떤 방식으로 ‘작고 귀엽고 개성 있는’ 오브제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연결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다. 팝 마트는 앞으로도 더 다양한 캐릭터와 협업 시리즈를 선보일 계획이며, 라부부 역시 시대적 취향을 반영하며 진화하고 있다. 한국 MZ세대의 취향과 라이프스타일을 관통한 이 작은 인형은,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서 하나의 사회문화적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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