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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트럼프 압박에도 불구하고 파월 버티는 이유

by Zihouse 2025.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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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제롬 파월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속적인 압박과 정치적 공세에도 불구하고 금리정책과 통화정책에서 독립성을 유지하려는 자세를 굽히지 않는 이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특히 트럼프가 재등장하고 금리 인하를 강하게 촉구하면서 파월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지는 가운데, 파월은 연준의 책무와 원칙을 앞세우며 그 압박에 흔들리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 임기 당시부터 연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왔다. 그는 2018년과 2019년에 걸쳐 연준이 금리를 너무 빨리 인상했다며 공개적으로 파월 의장을 겨냥해 압박했으며, 때로는 파월을 해임하고 싶다는 뜻까지 비쳤다. 특히 경기가 둔화되는 시점이나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트럼프는 금리 인하를 강하게 요구해왔고, 이는 전통적으로 정치로부터 독립되어야 할 연준의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월 의장은 당시에도, 그리고 지금도 일관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연준의 기본 책무인 물가 안정과 최대 고용이라는 이중 목표에 따라 금리 정책을 결정해야 하며, 정치적 고려에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파월은 여러 차례 공개석상에서 "정치적 압력으로부터 자유롭고 독립적인 결정이 필요하다"며 연준의 자율성과 정책 신뢰도를 강조해왔다.

이러한 입장은 단순히 개인의 고집이나 정치적 대립을 넘어서 미국 통화정책의 신뢰성과 연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은 시장의 신뢰를 확보하는 핵심 요소이며, 금리 결정이 정치적 목적에 따라 좌우된다면 금융시장은 큰 혼란에 빠질 수 있다. 파월은 이러한 원칙을 지키는 것이 연준 수장의 본분이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또한 파월은 금융시장과 경제 지표에 기반한 판단을 중시해 왔다. 최근 미국의 인플레이션은 다소 둔화됐지만 여전히 연준의 목표치인 2퍼센트를 상회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업률은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고용 시장도 견조하다. 이런 조건 하에서 성급한 금리 인하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파월은 통화정책의 조기 전환보다는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을 택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2022년 이후 지속된 긴축 기조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트럼프의 입장에서는 선거를 앞두고 금리 인하가 유리한 정치적 카드다. 경제가 부양되고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 자신의 재선 가능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준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움직이는 기관이 아니며, 오히려 그 반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점에서 파월의 독립적 태도는 제도적 안정성과도 맞닿아 있다.

결과적으로 파월이 트럼프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입장을 고수하는 이유는 단순히  대통령과의 갈등 때문이 아니라, 연준이라는 기관의 신뢰를 지키고 미국 경제 전반의 중장기적 안정을 도모하기 위한 선택으로 봐야 한다. 그는 시장과 국민 모두에게 연준의 정책은 오직 경제적 데이터와 원칙에 의해 결정된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으며, 이는 앞으로도 미국 통화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이처럼 제롬 파월의 행보는 정치와 경제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 시점에서 중앙은행 수장이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 되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 속에서도 연준이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파월의 리더십은 향후 몇 달간 더욱 중요한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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