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관세 압박에 고전한 한국 수출 자동차, 반도체 최고 실적으로 반등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과 보호무역 강화로 인해 한국의 수출 산업은 큰 타격을 받아왔다.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를 주력으로 삼고 있는 한국은 미국의 관세 장벽 강화에 따라 수출 감소, 단가 하락, 공급망 혼란 등 복합적인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2025년 상반기 들어 이러한 상황이 반전되고 있다. 한국의 수출은 오히려 반도체와 자동차 분야를 중심으로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며 다시금 수출 강국으로서의 위상을 회복하고 있다.

먼저 자동차 산업은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세계적 수요 증가를 계기로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회복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미국 내 공장 생산량 확대와 맞물려 고관세 부담을 현지 생산으로 일정 부분 상쇄했고, 동시에 고급 SUV와 전기차 중심의 신차 출시 전략을 통해 시장 반응을 이끌어냈다. 특히 2025년 1분기에는 전년 동기 대비 미국 수출이 약 18퍼센트 증가해, 코로나19 이후 최대 수치를 기록했다.

또한 반도체 산업은 그동안 지속된 글로벌 공급 과잉과 단가 하락으로 부진했던 상황에서 인공지능, 고성능 컴퓨팅, 자동차용 반도체 수요 급증에 힘입어 급속히 회복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와 첨단 로직 반도체 분야에서 미국 반도체 기업과의 기술 협력을 강화하고 있고, 2025년 들어 HBM4 제품군이 본격 양산에 들어가면서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들로부터 대규모 수주를 확보했다. 이에 따라 2025년 상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42퍼센트나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러한 수출 회복은 미국의 대중국 수출 규제로 인해 한국 기업들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도 있다. 미국 정부는 중국 반도체 및 전기차 산업에 대한 수출 제한 조치를 강화하고 있고,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 기업과의 공급 계약을 확대하고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대표적인 반도체 설계기업은 중국 기업과의 계약을 축소하는 대신 삼성전자와 대규모 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이러한 성과는 한국 정부의 정책 지원도 한몫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주요 수출 산업에 대해 미국 현지 법인과의 연계, 기술 경쟁력 강화, 물류 지원, 현지 공장 인센티브 등을 확대하며 대응에 나섰고, 이는 기업들의 실적 개선으로 이어졌다. 특히 자동차 산업에서는 IRA 즉 인플레이션 감축법 대응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원산지 규정에 발 빠르게 대응해 한국 배터리 기업과 완성차 기업이 미국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구조를 정비했다.

또한 원화 약세도 수출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달러 대비 원화 가치가 낮아지면서 가격 경쟁력이 회복됐고, 이는 특히 단가가 민감한 반도체와 자동차 부문에서 효과적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동일 성능 대비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할 수 있게 된 한국 제품에 대한 수요가 다시 상승한 것이다.

수출 회복세는 고용과 내수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반도체 및 자동차 산업의 생산 확대에 따라 제조업 고용이 1년 전보다 약 2.5퍼센트 증가했고, 이는 지역 경제 활성화와 소비 심리 회복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관련 기업들의 주가 역시 상반기 중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며 증시 전반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반등이 단기적 효과에 머무르지 않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기술 투자와 공급망 다변화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미국의 통상정책은 정치적 요인에 따라 변동성이 큰 만큼, 특정 시장 의존도를 낮추고 유럽, 동남아, 중동 등 새로운 수출 활로를 개척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결론적으로 한국의 수출 산업은 미국의 관세 압박이라는 위기 속에서도 구조조정과 기술 혁신을 통해 다시 일어서고 있으며, 특히 자동차와 반도체 분야는 전례 없는 호실적으로 국가 전체 경제에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중장기적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세계경제의 흐름과 한국 기업들의 대응 전략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