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행정부 연방자금 지원 조건 양자컴퓨팅 기업들 지분 취득 방안 추진

 

 

미국 행정부가 최근 연방 자금을 지원받는 양자컴퓨팅 기업에 대한 새로운 조건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방안은 정부가 단순히 연구개발비나 보조금 형태로 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일정 부분의 지분을 확보함으로써 국가 전략 기술에 대한 통제력과 투자 수익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반도체와 인공지능에 이어 차세대 기술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미국이 기술 주도권을 확실히 하기 위한 전략적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정책 검토는 미 상무부와 백악관 과학기술정책실 OSTP가 공동으로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향후 수십억 달러 규모의 양자 기술 관련 연구개발 자금을 민간 기업에 지원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지원받는 기업의 일정 지분을 정부나 공공 펀드가 보유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는 단순한 재정 지원을 넘어 정부가 기술 상용화 이후에도 경제적 이익과 전략적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같은 움직임은 중국과 유럽의 양자 기술 투자 확대에 대응하려는 목적도 있다. 중국은 이미 국가 차원에서 양자통신 위성 발사와 양자컴퓨터 개발에 수십억 달러를 투입하며 선도적 위치를 강화하고 있고, 유럽연합 역시 10년 단위의 양자기술 이니셔티브를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미국은 기술 유출 방지와 기술 자립을 동시에 확보하기 위한 방어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의 양자컴퓨팅 산업은 IBM, 구글, 리게티 컴퓨팅, 아이온큐, 디웨이브 등 주요 기업이 경쟁하고 있으며, 이들 대부분이 정부의 연구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아이온큐와 리게티 같은 스타트업은 국방부와 에너지부의 연구 프로젝트에 참여해 정부 지원금으로 운영 자금을 확보해왔다. 이번 방안이 시행될 경우, 이러한 기업들의 지분 일부가 정부 소유로 편입될 가능성이 생기며, 이는 민간 자율성과 정부 통제 사이의 균형 문제를 둘러싼 논쟁을 불러올 전망이다.

경제계에서는 정부의 지분 참여가 기업 혁신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국가 안보 측면에서 필수적인 기술에 대한 보호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긍정적 평가가 병존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과거 반도체 지원법인 칩스 앤드 사이언스 액트처럼 양자컴퓨팅 분야에도 국가 전략 산업 지정이 이루어질 경우, 단순한 보조금이 아닌 투자 형태의 공공 참여가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기술 유출 우려가 큰 민감 기술일수록 정부의 관리 체계 안에 두려는 경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번 방안은 미국 내 기술 생태계에도 구조적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정부가 투자자로서 참여하게 되면, 민간 벤처캐피털과의 협력 모델이 새롭게 구성될 수 있으며, 국가 차원의 기술 펀드가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장기적으로 미국이 양자컴퓨팅 분야에서 글로벌 표준을 주도하고, 핵심 인프라를 통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미국 행정부의 이번 정책 구상은 단순한 재정 지원 정책이 아니라, 기술 주권 확보와 국가 안보를 위한 새로운 산업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양자컴퓨팅은 암호체계 붕괴, 신약 개발, 복잡한 데이터 분석 등 여러 분야에서 혁명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되기 때문에, 이를 둘러싼 각국의 경쟁은 앞으로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이 자국 기술을 보호하면서도 투자 수익을 확보하려는 이번 시도가 실제 정책으로 구체화될 경우, 세계 양자 기술 산업의 판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